(앞 게시물에서 이어집니다. 성적 평가와 관련된 글로는 마지막입니다.)

 

6. 현대시 강독

 

수강생 수나 강좌 성격에 비추어 볼 때, 이번 학기 강의 중 일상적인 강좌에 가장 가까운 교과목이었습니다.

 

실 수강생 36명이 A+부터 D+에 이르는 점수를 모두 골고루 나누어 가졌습니다. 분포를 보면,

 

A등급 11, B등급 16, C등급 8, D등급 1명 입니다.

 

몇 명 성적 이의제기했던 학생들에게 메일로 보냈듯이

수업 중 발표, 질문지 제출, 중간/기말 고사, 출석, 수업중 활동 등 6요소가 성적에 산입되었습니다.

 

그 각각의 상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항목 수업발표 매주질문지 중간고사 기말고사 출석 수업중활동 총점

평균 22.9 34.4 27 23.3 9.17 1.85 114.7

표준편차 4.82 8.24 8.7 8.2 1.18 0.9 21.59

 

결국 성적을 좌우한 것은 두 가지 요소이네요.

첫째, 중간 고사와 기말 고사를 얼마나 잘 보았는가.

둘째, 매주 내는 질문지를 얼마나 성실하고 꼼꼼하게 작성하였는가(질문지 낸 횟수만 계측한 것이 아니라 질문의 내용 수준을 두고 가감하였습니다).

 

이 중 후자야 성실성에 주되게 관련된 것이기에 여기서 길게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

문제는

역시 시험입니다.

 

제가 강의하는 현대시 관련 과목의 시험 성적과 관련하여 제 평가와 여러분의 예상 성적이 어긋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질문의 방향을 정확히 잡지 못했을 때. 가령 제가 구조를 물었는데 내용에 관한 답을 하거나 인식을 물었는데 진술을 거론하거나 의식을 물었는데 기법을 말한다든지 하면 당연히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습니다. 문제를 정확히 읽고 문제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십시오.

 

둘째. 제가 답안에서 요구하는 것은 거의 언제나 시에 관한 해석입니다. 의 내용을 그대로 옮긴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습니다. 시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는 것이야 누가 못하겠습니까? 구체적이고 비유적인 시적 진술을 추상적이고 논리적인 산문적 진술로 바꾸어 놓는 것, 그것이 제가 요구하는 것이고 그것이 시 해석의 바른 방향입니다.

 

셋째, 답안을 길게 쓰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여러분의 사유의 넓이와 깊이를 보여주는 것이기에) 사실상 동어반복적인 내용을 말만 바꾸면서 길게 쓰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넷째, 시를 좀더 깊이 있게 읽을 것. 제가 시험의 방법을 통하여 시의 내용을 여러분에게 물을 때에는 제 나름대로 그래, 이 시에 대해서는 이 정도 수준의 진술을 보여주어야 하지하고 요구하는 선이 있습니다. 그 정도에까지 이르지 못하고 표피적인 해석에 그친다면 역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사항들을 지키지 못하면, ‘나는 이렇게 길게 썼는데 왜 점수가 안 나왔지?’라는 의문에 빠져들게 됩니다.

 

시는 언제나 우리에게 자신들을 종합적으로 즐겨달라고 요구합니다.

시가 보여주는 새로운 인식 수준에 놀라고 그 말의 결에 감탄하고 리듬에 흥겨워 하며 비약의 빈 틈을 메꾸어 나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시에 대해 마땅히 갖추어야 할 예의일 것입니다. 무어, 반드시 에 한정할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서도요.

 

이상으로 마치려 합니다.

읽느라고 수고들 하였습니다.

 

평안들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