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보다 대한이 더 춥다는 의미일 터인데

대한 동장군은 소한 동장군에 비해

위력이 없어졌나 봅니다.

이른 아침 가시거리가 잘 보이지 않더니

금새 빗줄기가 굵어져 한동안  쌓인 눈의

흔적을 지워 버립니다.

역사도 문학도 흔적이 남기 마련인데

설경의 자취는 온데 간데 없으니 마음이 허전합니다

며칠전 중학교 졸업 후 참으로 오랜 만에 만난 동기들과 함께

주거니 받거니 酒를 영접하고 나서 기력이 쇠약해졌는지

장시간 고생했어요. 술과 담배를 가르쳐준 동기들은

금연과 금주를 선언하고 자신의 건강들을 돌보는데 이 몸은

연산군(?)이 되어가는 것 같아 씁쓸하네요.

동장군이 물러가고 완연한 봄 기운이 오면 얼었던 대지가

해빙되면 마음이 풀어질텐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섭니다.

양산리에 쌓인 설경 이제 한폭의 동양화로 우리들 가슴에

아련하게나마 남아 있으면 좋으련만 연무와 굵은 빗방울은

우리들의 아름다운 추억을 무참히 짓밟는 것 같아 마음이 아립니다.

연무, 빗줄기, 술 그리고...